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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트럼프 종전안 논의 “90% 합의”

박지혜 기자
2025-12-27 0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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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트럼프 종전안 논의 “90% 합의” (사진=연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안을 논의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주말, 아마 일요일(28일)쯤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10월 17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최근까지 양측 대표단 간 협상을 벌여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종전안을 마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개 항목 평화안의 90%가 준비됐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특히 민감한 사안인 돈바스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남아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완전히 군대를 철수하고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길 원하고 있다.

미국은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하는 도네츠크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 조성을 제안한 상태다.

자포리자 원전 문제도 쟁점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미국, 러시아가 공동 기업을 설립해 동등한 지분을 보유하되 미국이 최고경영자 역할을 맡는 방안을 원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원전 운영 개입을 거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최소 60일간의 휴전에 동의할 경우 종전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토 문제는 대통령이 아닌 국민투표나 선거로만 결정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전쟁 중 국민투표 준비와 시행의 어려움을 고려해 최소 60일간의 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도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휴전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60일보다 짧은 기간을 선호한다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전후 안전 보장 문제에서도 양국 간 입장 차이가 있다. 미국은 갱신 가능한 15년 협정을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는 15년보다 더 긴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전 보장과 관련해 “아직 미국과 더 논의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내가 승인하기 전까지 그(젤렌스키)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며 최종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게 젤렌스키에게도, 푸틴에게도 잘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곧, 내가 원하는 만큼” 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협정 체결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압박 방안을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두 정상은 회담을 하루 앞둔 27일 유럽 정상들과 전화회의를 열고 종전안 관련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